구로가와 토시오 박사는 도호쿠 대학의 학장을 지냈으며
암연구로 평생을 바친 내과의사였습니다.
그는 항상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습니다.
강의를 할 때도, 길을 걸어 갈 때도, 여러 의사들과 회진을 돌 때도
그의 손은 항상 주머니속에 있었습니다.
한 번은 선배의사가 그런 모습은
다른 사람들에게 불손하게 비칠 수도 있다고 주의를 주었으나
그의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겨울이 되자
그는 아예 주머니에 따뜻한 물주머니를 넣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그는 강의를 하다 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의사는 손이 따뜻해야합니다.
촉진으로 환자를 살펴볼 때 의사의 손이 차가우면
감각이 무뎌져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손이 차갑다고 해서 진단을 엉터리로 하진 않으니까요.
저에게 찾아오는 환자의 대부분은 암을 앓고 있는데
병이 위중한 만큼 의사인 저에게 거는 희망도 큽니다.
그럴 때 의사의 따뜻한 손은 환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동시에 병을 이겨 내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합니다.
반대로 의사의 손이 차갑기만 하다면
환자의 마음 역시 차갑게 식을 것이고 희망도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주머니에 손을 넣고
따뜻하게 데우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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